공략기간은 약 4주가 걸렸다.
헬 난이도에선 두가지의 목적을 갖고 유저들이 공략을 하기 시작하는데,
첫째, "군단장을 잡는다."는 목표.
말 그대로 군단장만 잡는 것.
누가 죽던, 깨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OK.
둘째, "군단장을 중단없이 아무도 죽지않고 잡는다."는 목표.
부차적으로 군단장을 만나기전에 잡아야하는 네임드보스들을 하나하나 공략하고,
그 과정에서 아무도 죽지 않으며 중단재시작없이 그대로 마지막보스인 군단장까지 아무도 죽지 않고 공략하기.
그 중 나는 두 번째를 목표로 잡고 이 헬난이도에 뛰어들었다.
우선, 헬난이도의 보스를 클리어시 칭호는 이러하다.
발탄 : 마수군단장 슬레이어 / 마수의 포효
비아키스 : 욕망군단장 슬레이어 / 쾌락의 탐닉자
발탄과 비아키스, 두 레이드 모두 공대원들과의 합이 맞지 않거나 기믹수행이 적절치 못하다면 바로 중단 리트라이를 감수해야하는 괴랄한 난이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플레이하는 이유?
1. 템레벨의 제한이 매우 낮은 편
하드 모드를 진입할 템레벨이 되면 헬난이도 또한 진입가능한 레벨이 된다.
2. 세팅비용 제로
말그대로 세팅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조율의 서'를 활용해 직접 제한된 특성/스킬포인트로 세팅 후 레이드에 입장할 수 있다.
3. 높아진 공략난이도
말그대로 난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레이드도 재미있다.
처음엔 너무 어렵고 말도 안되서 억지기믹이라고 느껴졌었는데, 능숙해지고 흔히 로아에서 말하는 "숙련"이 되고 나니 모든 패턴/기믹이 결국 유저의 숙련도를 시험하는 '정당한' 기믹이더라.
익숙해지는만큼 공대원들에게 브리핑하는 나의 공대장 능력도 능숙해지고 그에 따라 재미도 올라갔다.
4. 횟수에 제한이 없다.
나에겐 이게 가장 매력이 컸다.
모든 군단장레이드는 재미를 갖춘만큼 컨텐츠소모속도를 제한하고 조절하기 위해 캐릭터당 해당 군단장을 주 1회 공략가능하다. (실패시 계속 가능, 성공시 다음 주에 가능)
하지만 헬난이도는 오늘 깨도 내일도 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공략을 또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점이 나에겐 가장 컸다.
(후술하겠지만, 나는 고정공대를 좋아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합만 맞추는 것보다, 누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를 커버쳐주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계속 찾아나서는 걸 좋아해서인지 공개파티로만 공략했었다.)
5. 칭호
결국 헬컨텐츠에서는 골드나 여러 재화의 보상은 전혀 없다.
얻을 수 있는 건 클리어로 얻어지는 두가지의 칭호 뿐.
그 중에서도 마수의포효 / 쾌락의 탐닉자 는 로스트아크 내에서 헬컨텐츠를 능숙하게 클리어하는 숙련자들에게 주어지는 칭호이기에 헬컨텐츠를 시작하는 누구라도 탐내는 칭호다.
딱 말하겠다.
헬 컨텐츠는 재밌다.
왜냐? 한 가지의 목표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이것때문에 정말 매력적이었다.
정말 예민해서 누가 실수라도 하면 멘탈이 바사삭 부서져서 지적하기 바쁜사람부터 누가 실수하던 말던 괜찮아요~라고 일관하던(나랑비슷한듯?) 사람까지... 하루에 공팟을 3번, 20명정도를 만났는데 그걸 4주나 했으니 약 600여명의 사람(그 중 대부분은 여러파티를 오가는 만났던 사람과 다시 만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지만)과 만났다고 보면 된다.
게임 내에서 만난 거라 서로 격식차릴 필요없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온전히 집중하여 게임한다는 것... 그건 정말 매력적이었다!
결국 마수의 포효 칭호까지 따게 되었는데, 이 과정도 정말 재밌었다.
일단, 발탄 헬난이도는 여러가지 단계로 파티를 나뉘어서 구하는데 설명하자면 이렇다.
1. 트라이팟
말그대로 공략만 보고 머리라도 박아보자고 헤딩하는 파티다. 헬 난이도에 처음 진입하는 유저들은 여기로 가게 된다.
2. 2네임드팟
트라이팟으로 다져진 풍부한 1관문 경험치를 토대로 2관문에 진입했던 유저들이 뭉쳐서 만드는 파티다.
3. 1지파팟
2네임드팟에서 더 진화한 것인데, 2관문에 진입하는 초입유저가 아니라 2관문 내에서도 지형파괴가 한 번 이루어질 때까지 기믹수행을 수행해내고 생존한 사람들이 모인 파티다.
4. 버러지팟
위 서술한 1지파팟과 비슷한 개념으로, 지형파괴 후 발탄이 "이... 버러지들! 다 짓뭉개주마!" 대사가 나오며 카운터패턴을 수행할 때까지 생존한 유저들이 모인 파티다.
5. 2지파팟
위 서술한 버러지팟에 더해 발탄이 지형파괴를 1회 더 실행해서 작은 원판의 지형만 남게되는 패턴까지 생존한 유저들이 모인 파티다.
6. 유령팟(혹은 성불팟)
위 서술한 2지파팟에 더해 발탄 2관문의 마지막 페이즈인 발탄 유령모드에 진입할 때까지 생존한 유저들이 모인 파티다.
패턴을 모두 보게 된 유저들이 모인 파티라서, 클리어가 목적인 파티이다.
7. 마포팟(마수의 포효 칭호파티)
위 서술한 유령팟(성불팟)은 그저 클리어가 목적이었다면, 마포팟은 아무도 죽지 않고 중단없이 원트원클(원 트라이 원 클리어)로 클리어를 지향하는 파티다. (정말 숙련자만 와야 깰 수 있다.)
대부분의 유저는 6번 혹은 7번에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6번은 숙련도가 어느정도 차게 되는 시점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7번은 한 명의 실수가 남은 7명에게도 피해가 가는 상황이라 다들 예민하기도 하고 평정심을 찾기위해 서로 응원하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긴장감이 항상 멤돌았다.
재밌었다.
결국 깨게 됐을 때는 8명 모두가 디스코드 내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여기저기 자랑하고 사진도 찍고 서로 감사하다 인사를 나누고 로스트아크를 하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정말 High한 기분"을 느꼈다.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해 준 로스트아크에게 고마웠고, 이런 기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격대원들에게 감사했다.
일단 좋은 건 좋은 거고! 이렇게 좋았던 기억과 재밌던 기억만 쓰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플레이 중에 겪었던 어이없는 버그들도 기술해보겠다.
1. 루가루 회오리 버그
1관문에서 등장하는 빨간 늑대(루가루)와 보라 늑대(검은 산의 포식자)는 회오리 패턴을 사용하는데
이 회오리 범위가 원래는 늑대 중심으로 생성된다. (판정자체도 항상 그럼)
근데 회오리가 겹쳐서 하나 더 생성되는데, 유저 화면 중심 또는 맵의 중앙부를 중심으로 하나 더 생성된다.
문제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충돌/상호작용 판정이 없는 파티클이라는 것이다.
이건, 직관성도 떨어질 뿐더러 유저들에게 "버그"라고 밖에 인식될 수 없는 것이므로 삭제되었으면 좋겠다.
2. 검은 산의 포식자 공포씹힘 버그
루가루가 공포패턴을 사용하기전에 항상 중력지대를 깔아놓는 패턴을 먼저 수행하는데,
중력지대 패턴을 수행 후 자잘한 패턴 수행 중 포식자의 위치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플레이어 한 명을 공포 상태로 만드는 패턴을 수행한다.
공포 상태로 만들기 바로 직전 포식자는 맵 전체를 희뿌연 안개로 뒤덮으며 땅을 찍는 모션을 하는데,
이 공포 상태 중 포식자가 급습하여 무력화 게이지가 나올 때 빠르게 무력화하면 포식자가 무력화 상태가 되며 잠깐의 딜타임을 갖게 된다.
이 패턴이 정말 중요한 패턴인데 이 패턴을 수행하지 않으면 공략속도에 차질이 생긴다.
그런데, 공포를 사용하지 않고 자잘한 패턴을 수행중 일 때 간혹 패턴을 수행하려는 포식자의 행동과 공포 패턴을 수행하려는 포식자의 행동 기능이 겹치면서 공포 패턴을 수행하지 않고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이것 또한 패치해야할 부분이다.
3. 발탄 위치버그
2관문에서는 발탄이 처음 훨윈드를 돌린 후 어그로가 끌린 플레이어에게 돌진하여 박치기 한다.
이 과정에서 박치기가 벽에 박히면 벽이 깨지면서 잠시 무력화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에서 파괴스킬로 발탄의 갑옷을 파괴하면 발탄이 다시 잠시 무력화 상태가 되었다가 어그로가 끌린 플레이어에게 고개를 돌리며 그 방향으로 점프하여 도끼를 찍는다.
그런데 유저의 위치가 벽이 아니라 발탄과 가까운 곳에 있다면 발탄은 유저를 향해 도끼를 찍어내린다.
정확히는, 이미지 상으로만 유저를 향해 찍어내린다.
그러더니 갑자기 순간이동하며 벽에서 나타나 훨윈드를 돌리기 시작한다.
무슨 상황인지 그림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4. 발탄 차원문 이미지버그
발탄의 패턴 중 차원문 두개가 생성되어 그 사이가 희미하게 초록색으로 빛나고 그 통로를 지나가며 박치기하면서 부딪힌 플레이어를 날려버리며 데미지를 주는 패턴이 있다.
그런데, 간혹가다가 벽 너머에서 생성된 차원문 끼리 연결되는 통로가 생성될 때 희미한 빛이 보이지 않는 버그가 있다.
끝! 이제 그만 써야겠다!
주절주절 영양가도 없는 내 일기를 늘어놨는데 이제 마무리 해야겠다.
로스트아크 헬컨텐츠는 정말 재밌다.
근데, 개선점도 많이 보였다.
그 개선점을 보완하고 헬컨텐츠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개발중인 로드맵들도 하나같이 유저들이 기대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기본이 충실하지 못한 것들은 언젠가 소리소문없이 허무하게 무너진다.
로스트아크가 지금처럼, 그리고 지금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요즘 골드 시세때문에 여러 잡음이 많은데, 그걸 차치하고 컨텐츠로 유저들에게 다시 "재미"라는 매력을 어필하는 로스트아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만 마침.
(난 언제 취업하냐 ㅡㅡ 게임회사 들어가고싶은데 빨리 포트폴리오 작성해야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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